뉴스분석 오늘의 에디터, 이동영 산업부장입니다. 키워드 먼저 설명해주시죠.
오늘의 키워드 <부총리의 구걸>입니다.
오늘 김동연 부총리가 삼성을 방문하기 전 청와대에서 재벌에 구걸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가며 파문이 일었죠.
부총리가 기업을 찾아가 투자와 고용을 당부하는 일을 구걸이라고 봐야 할 만큼 문제인지 아니면 이걸 구걸이라고 보는 쪽의 시각이 문제인지 한번 따져볼까 합니다.
1. 바로 청와대 부인하긴 했습니다만 실제 구걸이라는 단어까지 나올만큼 뭔가 부탁성의 만남이었던 건 맞습니까?
김 부총리 취임 직후 이번이 대기업 5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다른 대기업을 방문했을 때는 투자와 고용계획이 발표됐지만 이번에는 구걸 논란이 나오면서 논의만 되고 발표는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늘 삼성 측에서 바이오 분야 규제를 완화해달라거나 생산라인 증설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부총리가 구걸을 하러 갔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1-1. 드물지 않은 대기업 방문인데, 왜 이렇게까지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겁니까?
장하성 정책실장이 김 부총리 방문 전에 의견을 조율한 건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과거 다른 기업 방문 때도 그랬으면 모를까 유독 삼성 방문을 앞두고만 그랬다면 그 자체로 시장에 좋지 않은 시그널이 될 수 있습니다. 장 실장은 교수 시절 삼성 저격수로 이름을 알리지 않았습니까.
청와대는 구걸이라는 표현은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만 두 사람의 의견조율을 보도한 매체는 ‘구걸’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마치 장 실장을 포함한 청와대에 반 삼성 기류가 존재하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겁니다.
2. 하지만 지난달 대통령도 인도 현지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의 인도 현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었는데요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청와대가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주객이 전도됐다, 청와대가 여전히 반 삼성 정서를 갖고 있다는 등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오늘 김 부총리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는데요. 들어보시죠.
엇갈린 의견을 다양한 의견이라고 에둘러 표현한 걸로 보입니다.
어쨌든 다양한 의견도 좋지만 경제가 너무 어려운 때라 분명하게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쪽, 기재부는 저쪽으로 신호를 보내는 셈이라 갈림길에 선 우리 경제가 또다른 불확실성을 안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3. 이렇게 청와대와 불협화음 논란이 있는데도, 삼성 방문을 예정대로 진행했는데 김 부총리가 계속 자신의 소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보십니까?
저는 그럴 거라고 봅니다. 김 부총리는 캠코더로 표현되는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이 아닙니다. 현 정권에서 필요했기 때문에 발탁한 이전 정권 인사라는 점으로 보면 김 부총리가 자신의 소신을 꺾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경제상황이 재벌을 손봐야 하는 게 제1의 과제로 삼아야 할 시점인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기업도 지원해야 할 때인지는 누구보다 청와대가 잘 알지 않겠습니까?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부총리든 누구든 구걸보다 더 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때 입니다.